스트레스 : 스트레스원과 스트레스 반응-2

신체적 동기
신체적 동기는 자기의 신체를 건강한 상태로 유지하기 위한 여러 가지 동기들로 이루어진다. 신체적 동기는 대개의 경우 우리의 생존에 필수적인 것들이다. 이러한 동기가 충족되지 않으면 우리는 스트레스를 경험한다. 신체적 동기에는 외부로부터 적절한 대상을 획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숨쉬기, 먹기, 마시기, 성 등의 동기가 있다. 성 동기의 경우에는 다소 예외가 있으나 숨쉬기, 먹기, 마시기의 동기는 인간의 생존을 위해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되는 동기이다. 외부로부터 획득하는 것은 아니지만, 잠자기 역시 생존에 필수적인 동기이다. 신체적 동기에는 신체적 안전의 동기라고 부를 수 있는 것들도 있다. 이러한 동기는 외부로부터의 물리적 공격이나 바이러스 등에 의한 공격으로부터 신체가 손상되지 않기를 바라는 동기이고, 지나친 더위나 추위로부터도 해를 입지 않기를 바라는 동기이며, 어떠한 손상 없이 신체의 각 기관들이 적절하게 기능하여 건강하기를 바라는 동기이다. 다시 말하면, 신체적 안전의 동기는 신체가 상해, 질병, 죽음으로부터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바라는 동기이다.

심리적 동기
심리적 동기는 신체적 동기만큼 인간의 생존에 절박하지는 않을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인간의 건강한 생활을 위해서는 충족되지 않으면 안 되는 동기이다. 동물과는 달리 이러한 심리적 동기는 인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동기이다. 어떤 경우에는 심리적 동기가 너무 강하여 기본적인 생존의 동기가 억압되기도 한다. 우리는 배가 고파 못 견디기도 하지만, 누군가 못 견디게 보고 싶어 식음을 전폐하기도 한다. 심리적 동기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하고 그들로부터 적절한 심리적 자극을 원하는 동기가 있다. 여기에는 사회적 동기가 속한다. 사회적 동기는 다시 소속감의 동기, 인정의 동기, 친밀한 관계의 동기, 사랑의 동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사람은 또한 외부로부터 적절한 자극을 추구하는 동기를 가지고 있다. 자극 동기는 다시 감각적 자극의 동기, 인지적 자극의 동기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러한 동기는 호기심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사회적 동기는 자극 동기와도 밀접히 관련된다. 즉, 사회적 동기를 만족시키는 것은 자극 동기를 만족시키는 것이 될 수도 한다.
심리적 동기에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유롭고 독립되기를 바라는 동기도 있다. 즉, 인간은 자신이 속한 집단이나 주변 사람들로부터 간섭을 받고 싶지 않은 동기를 가지고 있다. 자존감(self-esteem)의 동기도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자유 ㆍ독립의 동기는 사회적 동기와는 모순되게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이 두 동기가 제대로 조화를 이루지 못하여 갈등을 일으키는 경우도 꽤 있다. 결혼은 친밀한 관계와 사랑의 동기를 충족시켜 주지만, 그로 인해 대인관계가 제약되고 자기만의 시간이나 공간을 갖기 어려워질 수 있다. 심리적 동기에는 사회적 상황이나 자연적 상황에서 자신이 통제할 수 있기를 바라는 통제의 동기도 있다. 통제의 동기는 생존에 필수적인 신체적 충족이나 안전을 위한 동기와도 관련되고, 심리적으로는 자유 독립의 동기와 관련이 많은 것으로 보인다. 이 동기는 매우 어린 나이에서부터 관찰된다. 생후 두 살 전후의 아이들이 무엇을 할 때 "내가, 내가" 하며 부모가 해 주려는 것을 거부하고 스스로 하려고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통제의 동기와 관련된 심리적 동기로 성취동기를 들 수 있다. 심리적 동기에는 성장 동기라고 부를 수 있는 동기도 있다. 성장 동기는 여러 가지로 명명될 수 있다. 예를 들면 초월적 동기, 영적 동기, 의미 혹은 가치 추구의 동기, 자기실현의 동기 등으로 불릴 수 있다. 성장 동기는 자신의 내면적인 가치를 추구하고 자신과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동기이다.

3) 스트레스원의 상대성
우리는 스트레스원이 외부에서 주어진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스트레스원은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스트레스 반응을 만들어 내는 안과 밖의 관계임을 알 수 있다. 따라서 특정한 외부 자극이 스트레스원의 밖 조건을 구성할 수 있는가의 여부는 전적으로 안 조건에 달려 있다. 동일한 사람이라고 해도 안 조건은 항상 동일하지 않고 변화하므로, 동일한 밖 조건이고 동일한 사람이라고 해도 그 사람의 내적 상태에 따라 혹은 동원하는 처리 책략에 따라 어떤 때는 스트레스원의 밖 조건이 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개인차의 입장에서 예를 들어 보면 내일 쪽지시험이 있을 것이라는 선생님의 말씀에 대한 학생들의 반응은 다양하다.
철수는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동기가 있으나, 평소에 준비를 하지 않아 갑자기 불안해진다. 시험의 실패가 예상되는 것은 자존심이라는 동기의 좌절 예상 혹은 어머니의 인정을 받고 싶은 동기의 좌절 예상으로 인지된다. 영희는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동기가 있으며, 평소에 공부를 많이 해 두었으므로 도전감이 일어나고 신이 난다. 시험의 성공이 예상되는 것은 자존심이라는 동기의 충족이 기대되는 것으로 인지된다. 영수는 학교 공부에 별로 관심이 없어서 즉 시험을 잘 보고자 하는 동기가 없어서 별 감흥이 없다. 숙희는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동기가 있고 평소에 준비를 하지 않았으나, 이번 시험은 학기 말의 전체 평가에 크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고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음으로써 별로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인호는 시험을 잘 보고 싶은 동기가 있고 평소에 준비를 하지 않았으나, 어차피 갑자기 보는 시험이므로 다른 친구들도 준비되지 않기는 마찬가지라고 생각하고 그다지 부담을 느끼지 않는다.

동일한 사람이라도 안 조건의 변화로 동일한 밖조건에 대해 다른 반응을 구성할 수 있다. 

 

88서울올림픽이 끝나고 장애인올림픽이 서울에서 열렸는데, 그때 많은 주부들이 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였다. 여러 날 장애인 선수들을 뒷바라지하고 난 다음 이 주부들의 자녀에 대한 태도가 변하였다. 비록 자녀가 학교 공부는 하지만 신체가 건강하다는 것만으로도 매우 감사하고 기뻤던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기쁨과 감사의 상태는 오래가지 않았다.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아 주부들은 다시 자녀의 학교 공부를 닦달하기 시작했다. 적어도 장애인 선수들을 위해 자원봉사를 하고 난 한 달 정도는 주부들에게 신체적 건강의 동기가 학교 공부의 동기보다 마음에서 더 지배적으로 작용이 크게 스트레스 반응을 만들어 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 상태에서는 자녀가 학교 공부를 못한다는 것이 크게 스트레스 반응을 나타내지 않았던 것이다. 이상에서 동일한 밖 조건도 안 조건에 따라 스트레스원의 밖 조건의 구성 여부가 결정됨을 설명했지만, 반대로 동일한 안 조건도 밖 조건에 따라 스트레스원의 안 조건으로서의 구성 여부가 결정됨을 설명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일반적으로 스트레스원을 외부에서 주어지는 것으로 보는 입장과 유사하다. 동일한 사람도 어떤 환경에 놓이느냐에 따라 스트레스 반응을 만들어 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이와 같이 볼 때, 스트레스원의 밖 조건과  안 조건은 서로 상대적임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