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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스트레스의 이해와 관리-5

by 달빛러블리 2024. 3. 30.
정합성
온건한-정합적 구성주의에서 정합적이라는 개념은 김정호의 정합적 구성주의에 바탕을 둔다. 정합적 구성주의는 심리현상을 설명하는 여러 가지 이론 혹은 접근을 평가하거나 상보적으로 통합할 수 있는 하나의 상위 책략으로 제안되었다. 그러나 정합적 구성주의는 심리현상만이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서로 다른 이론이나 접근을 평가하거나 상보적으로 통합하는 데 적용될 수 있는 상위 책략이다. 뿐만 아니라 정합적 구성주의는 일상생활에서 개인이나 집단의 서로 다른 의견을 평가하거나 상보적으로 통합하는 데도 이용될 수 있는 상위 책략이다.
정합적 구성주의에서는 구성에 있어서 정합성을 추구한다. 정합성이란 특정 목적을 위해 각 구성물이 다른 구성물들과 모순됨이 없이 혹은 일관되게 관계되는 정도를 말한다. 더 많은 구성물들을 더 적은 모순을 가지고 관계를 맺게 하는 이론이나 의견일수록 더 높은 정합성을 갖는다고 하겠다. 여기서 우리는 정합성은 전부 아니면 전무의 실무율적인 개념이 아니고 연속적인 개념임을 알 수 있다. 정합성은 또한 절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특정 목적에 상대적으로 규정되거나 측정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이 볼 때 이론이나 의견은 그 자체가 하나의 구성물로서, 각 이론이나 의견은 특정 목적에 따라 상대적인 정합성을 가지며 그에 따라 평가될 수 있다. 목적은 다양한 조망을 포함한다. 이와 관련된 논의에서 김정호는 목적을 세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 적이 있다ㅡ경제적 목적[절약성을 추구함], 규범적 목적(사회문화적 규범을 추구함), 심미적 목적(일정하게 정의내리기는 어려우나 심리적 만족을 추구하는 것으로 정의할 수 있음). 물론 더 많은 목적을 추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정합성이 우리가 이론이나 의견을 형성함에 있어서 추구하는 특정한 목적에 상대적으로 평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특정 이론이나 의견이 특정 목적(예 : 경제적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 있어서는 다른 이론이나 의견보다 더 높은 정합성을 가지지만, 다른 목적(예 : 심미적 목적)을 충족시키는 데 있어서는 더 낮은 정합성을 가질 수 있다.
아울러 정합적 구성주의 입장에서 보면, 동일한 대상 혹은 현상에 대한 여러 가지 서로 다른 이론과 의견은 나름대로 각각 동일한 대상 혹은 현상에 대한 구성물들이므로 그 대상 혹은 현상을 더 잘 설명하기 위해 상보적으로 통합될 수 있고, 보다 생산적인 이론의 발전을 가져올 수도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상보적 통합에 있어서 정합적 구성주의는 동일한 현상에 대하여 서로 다른 관점을 제공하는 이론들(혹은 의견들)을 환영한다. 어떤 의미에서는 특정 현상에 대한 이론들이 상치할수록 우리는 그 현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며 더 정합적인 구성을 할 수 있다고 볼 수 있다. 비유적으로 말하면, 사진을 통해서 특정 대상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자 할 때, 그 대상의 사진들이 유사한 조망에서보다는 매우 다른 조망에서 찍힌 경우가 그 대상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데 더 도움이 된다.
저자 중 한 명이 몸담고 있는 덕성여대는 우이동에 위치해 있는데, 그곳에서는 북한산이 잘 보인다. 특히 삼각산으로도 불리는 만경대, 백운대, 인수봉의 세 봉우리가 매우 선명하게 보인다. 세 봉우리 중에서 백운대(837m)가 제일 높고, 그다음으로 인수봉(811m)이 높으며, 만경대(800m)가 가장 낮다. 그런데 우이동 쪽에서 바라보면 가운데 있는 백운대가 오른쪽에 있는 인수봉이나 왼쪽에 있는 만경대보다 조금 낮아 보인다. 우이동 쪽에서 찍은 사진을 놓고 재어 봐도 그렇다. 그 이유는 세 봉우리 중 백운대는 우이동 쪽에서 볼 때 더 뒤편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얼핏 볼 때 백운대가 다른 봉우리 보다 뒤에 있다는 단서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기 때문에 거리단서를 통한 크기 보상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에 다른 조망에서 북한산을 바라본다면 그 모습은 사뭇 달라질 것이다. 실제로 평소에 우이동 쪽에서만 북한산을 보다가 한번은 구파발 쪽에서 등산하며 북한산을 바라보았는데 그 모습이 매우 낯설게 느껴졌다. 여러 조망에서 바라볼 때 북한산의 전체적인 모습에 대하여 더 적절한 구성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의 경우에 인간의 이해에 있어 생물학적 접근에서 보는 인간의 모습과 인본주의적 접근에서 보는 인간의 모습은 매우 상이하다. 그러나 우리가 어느 한 관점에 치우치지 않고 상이한 관점들을 상보적으로 수용할 때 인간의 총체적인 모습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인간에 대하여 더 정합성 있는 구성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같이 동일한 대상 혹은 현상에 대한 서로 다른 이론이나 의견을 상보적으로 통합함으로써 우리는 더 큰 정합성을 갖는 이론이나 의견을 구성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서로 다른 이론이나 의견이 있을 때, 각각은 극단적으로 되어서 서로를 배제할 필요가 없으며, 한 이론이나 의견의 수용이 다른 이론이나 의견의 기각을 뜻하지 않을 수 있다. 각 접근은 우리의 특정 목표에 따라 평가되고 사용될 수 있으며, 상보적으로 통합되어 더 정합성 있는 이론이나 의견을 구성할 수 있다. 서로 다른 이론이나 의견이 상보적으로 수용되고 통합되어 더 큰 정합성을 구성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의식 혹은 마음이 진화되어야 한다. 우리의 의식의 지평이 넓어질 때 더 크고 새로운 정합성을 구성할 수 있을 것이다. 결국 이론이나 의견을 구성하는 주체는 우리들 자신이 아닌가! 우리의 의식이 진화함에 따라 이론이나 의견 또한 진화한다. 반대로 이론이나 의견이 진화하게 되면 또한 우리의 의식이 진화한다. 이렇게 우리 자신과 우리가 만드는 구성물은 공동진화를 하는 관계에 있다. 예컨대, 빛을 파동으로 구성할 수도 있고 입자로 구성할 수도 있음을 수용함으로써 빛에 관한 이론적 발전도 있지만, 현상을 바라보는 우리의 인식에도 발전이 있는 것이다.
   종 합

온건한-정합적 구성주의는 스트레스를 이해하고 관리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 뒤에서 우리의 동기나 인지 등 내면적 특성을 다룰 때 언급이 되겠지만, 우리의 동기나 인지를 정합성 있게 구성하는 것은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예방하며 보다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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