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계 분석>
행동적 연계 분석(behavioral linkage analysis)이란 범죄자의 범행 당시 행동적 일관성에 기초해서 동일한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진 일련의 범죄들을 밝혀내는 과정으로 정의된다. 보통 불상의 용의자에 의해 행해진 범죄들을 연관 짓기 위해 DNA나 지문과 같은 법과학적 증거가 사용될 수 있으나, 사실상 범죄 현장에 아무런 법과학적 증거들이 남겨져 있지 않은 경우가 많고, 특히 범행이 여러 지역에 걸쳐 저질러지는 경우 각각의 범행으로부터 법과학적 증거를 모아 연계시키기가 어려울 수도 있다. 연계 분석은 이러한 상황에서 특히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실제 범죄수사에 적용시켜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를 예방하려는 수사관들의 꾸준한 관심 대상이 되어 왔다.
우선 연계 분석의 정의와 절차에 대해 살펴본 후, 연계 분석의 바탕이 되는 심리학적 이론들을 살펴보고, 연쇄범들의 행동에 있어서의 일관성과 변화에 대해 짚어 보았다. 또한 연계 분석의 타당성과 법정에서 증거로서의 허용성에 대해 살펴보았다. 마지막으로 실제로 발생했던 일련의 사건을 통해 범행 수법의 일관성을 살펴봄으로써. 동일한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을 살펴보는 행동적 연계 분석 사례를 소개하였다.
연계 분석의 정의와 절차
연계 분석은 여러 범행에 나타나는 행동의 유사성을 근거로, 동일한 범인에 의해서 행해졌을 가능성이 있는 범죄들을 밝히는 분석이다. 다른 말로 비교에 의한 사건 분석이나 사건 연계라고도 불리며, 행동 분석의 한 가지 유형으로 설명되어 왔다. 연계 분석은 비면식범에 의한 강간이나 살인과 같은 범죄에 가장 많이 적용되고 있으나, 침입 절도나 강도와 같은 재산 범죄에도 적용될 수 있다. 동일한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졌을 가능성이 높은 일련의 범죄들을 같이 수사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여러 가지 면에서 유용할 수 있다. 첫째, 이중으로 업무가 이루어지기보다는 동시에 여러 범죄 수사를 진행하여 수사를 위한 노력이 하나로 결집될 수 있어, 제한된 자원을 활용하여 경찰력을 더욱 효율적으로 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각각의 범죄 현장에서 수집된 범죄자에 대한 증거나 정보가 결합될 수 있으므로, 잠재적으로 용의자를 더욱 신속하게 체포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범죄자의 범행을 증명할 때 논거를 더욱 강화시킬 수 있는 이론적 근거를 제시하는 데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 또한 범행 수법에 있어서의 행동적 유사성 분석 결과는, 다음 범행 지역이나 범행 대상이 될 수 있는 피해자의 특성에 대한 예측을 가능하게 하여 범죄 예방에도 일조할 수 있다. 또한, 연계 분석 과정을 통하여 미제 사건으로 남아 있는 범죄를 이미 검거된 범죄자가 저지른 범죄와의 유사성 분석으로 조사한다면 미제 사건의 해결에도 기여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
연계 분석은 다음과 같은 절차에 의해 진행된다. 우선, 연계 분석의 첫 번째 단계에서는 범죄에 대한 모든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는데, 이러한 사건 관련 정보에는 범행의 내용과 피해자의 진술, 범죄 현장 사진, 부검 결과 보고서 등이 포함된다.
모든 관련 정보들을 수집하고 난 뒤에는 범인이 나타낸 행동 목록을 구성해야 한다. 일단 행동 목록이 만들어지면 다음 단계에서는 유사한 행동이 나타난 범행들을 찾아낸다. 이때 행동이 일어난 상황 또한 고려되어야 하는데, 이는 두 범행에서 다르게 나타난 행동이 피해자의 행동이나 제3자의 출현과 같은 상황적 영향에 의한 것으로 설명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범행 간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행동들의 기저율(base rate)을 고려하는 것이다. 두 범죄가 유사한 행동을 공유하고 있으나 만약 그러한 행동이 그 유형의 범죄에서 일반적으로 빈번하게 일어나는 것이라면, 이렇게 기저율이 높은 행동은 동일한 범죄자가 그 두 범죄를 저질렀다고 주장하는 근거가 되어서는 안 된다. 범행들 사이에 발생한 행동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고려하고 나서, 분석가는 최종적으로 해당 범죄들을 동일한 범죄자가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는가에 대한 판단을 내린다. 두 범죄가 다수의 유사한 행동들을 공유하는 경우에도, 분석가는 이러한 유사성이 우연의 일치인지, 아니면 다른 요인에 의한 것인지를 재차 고려해야 한다.
범죄를 연계하는 과정은 두 가지 핵심 가정에 근거한다. 첫 번째 가정은 범죄자는 범죄를 행하는 데 있어서 일관성을 갖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 가정은 서로 다른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방식에 있어서 차별성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우선, 연계 분석의 첫 번째 가정인 범죄자가 범죄 행동에서 일관성을 보이는가에 관해서 성범죄나 살인, 방화, 침입 절도나 강도와 같은 범죄 유형에 대해서 연구가 이루어진 바 있다. 예를 들어 Knight, Warren, Reboussin& Soley(1998)는 연쇄 강간범의 행동 일관성을 연구했고, 그 결과 총기 사용 여부, 피해자의 의복 절단 여부 등과 같은 일부 행동들에 있어서 높은 일관성이 드러났다고 보고했다. 이 연구들은 모두 범죄자들이 범행에서 어느 정도의 일관성을 보인다는 것을 나타내어 사건 연계의 첫 번째 가정을 지지하고, 결론적으로 행동 유사성에 근거하여 범죄들을 연계시킬 수 있다는 것을 검증하였다. 다음으로, 연계 분석의 두 번째 가정인 동일 범죄자에 의해 행해진 범죄들이 다른 범죄자들에 의한 범죄들과 구별될 수 있는가에 대한 연구들 또한 진행되어 왔다. 예를 들어 연쇄 강간 범죄 사건에서 가장 큰 일관성을 보였던 행동들과 함께 범죄자들을 성공적으로 구별하게 해주는 행동들이 선별되었다.
이상의 연구들은 모두 한 범죄자가 저지른 범행은 다른 범죄자가 저지른 범행과 어느 정도의 타당성을 가지고 구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결과적으로 이러한 연구들은 범죄들을 연계시키는 것이 가능하며, 동일한 범죄자가 보이는 행동의 일관성과 서로 다른 범죄자 간의 행동 차별성에 대한 연계 분석의 두 가지 가정이 모두 지지된다고 보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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