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수사와 심리학-연계 분석 2

연계 분석의 심리학

연계 분석의 두 가지 핵심 가정은 개인 내 행동 일관성과 개인 간 행동 차별성을 수십 년간 연구해 온 성격 심리학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선, 사람들이 행동하는 방식에 있어 시간과 상황에 걸쳐 일관적인가에 대한 질문은 수십 년간 성격 심리학자들의 연구에서 초점이 되어왔다. 특히 1970년대 성격 심리학의 사람 대 상황(person versus situation) 논쟁 혹은 소인주의 대상황주의(dispositionism versus situationism) 논쟁은 사람의 행동이 각자의 고유한 성격 특질로 인해 여러 다양한 상황에도 일관되게 나타나리라는 사람들의 일반적인 생각이, 실제로 이를 검증한 경험적 연구들을 통해 지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오랫동안 지속되었다. 다시 말해서, 일부 심리학자들은 사람이 자신의 성격 특질 때문에 행동에 있어 일관성을 보인다는 관점을 유지했으나(사람 중심적 입장: Allport, 1937), 다른 심리학자들은 인간의 행동에 범상황적 일관성(cross-situational consistency)은 존재하지 않으며 상황에 따라 행동에 커다란 차이가 있다고 주장했다(상황 중심적 입장: Bem & Allen, 1974; Jones & Nisbett, 1972; Kelley, 1967) 50여 년간의 논쟁 끝에, 현재는 사람과 상황이 서로 함께 상호작용하여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는 잠정적 결론에 도달했다. 특히 Mischei은 상황이 '성격 체계'를 통해서 그 사람의 고유한 특성과 의미 있는 상호작용을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성격 체계는 근본적으로 목표, 기대감, 신념, 행동 전략, 기억 등과 같은 정신적 표상들로 구성되는데, 이것의 활성화나 억제가 외현적으로 나타나는 행동을 결정하게 된다. 즉, 사람이 당면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가가 특정한 인지와 정서의 활성화를 초래하고, 이는 결국 전략의 활성화로 이어져 궁극적으로 행동이 나타나게 된다. 이때 특정 행동 전략이 활성화될 가능성은 이전의 상황과 현재 상황이 얼마나 유사한가의 정도와 관련되는데, 서로 다른 상황이 한 사람에 의해서 유사하게 평가될 때 유사한 인지, 정서를 이끌어 내고, 그 결과 일관된 행동이 나타난다. 이 외에도 행동 일관성의 정도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요소들이 존재한다. 우선 행동 일관성은 행동 유형에 따라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 예를 들어,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으로 추출되는 행동들에 비해, 개인이 즉흥적으로 표출하는 행동들이 더 큰 일관성을 보인다. 또한 상황에 대한 빈번한 경험이나 익숙함은 행동 일관성을 증가시킨다. 또한 행동 간격이 짧을수록 행동 일관성이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연계 분석의 첫 번째 가정인 개인 내 행동 일관성에 대해서는, 성격 심리학 연구 결과 개인이 당면한 상황이나 행동의 유형, 상황에 대한 익숙함이나 행동의 간격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계 분석의 두 번째 가정인 개인 간 행동 차별성에 있어서, 성격 심리학 연구들은 대체로 이를 지지한다. 즉, 사람들은 각자의 고유한 성격 체계로 인하여, 동일한 상황이라도 그에 반응하는 데 있어서 서로 구별되는 행동 방식을 갖는다. 즉, 사람들은 각자 자신만의 독특한 성격 체계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상황을 인식하는 방
법은 매우 다양하고, 따라서 동일한 상황 내에서도 서로 행동 차별성이 나타난다.

연쇄범의 행동에 있어서의 일관성과 변화

1. 범죄자의 행동 일관성
Canter는 범죄자가 범행을 저지르는 방식에는 시간이 지나도 어느 정도의 일관성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몇몇 실증 연구들(예: Grubin et al., 2001; Lundrigan & Canter, 2001; Santtila, Junkkila, & Sandnabba, 2005)은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는 방식에 실제로 어느 정도 일관성이 존재한다고 보고해 왔다. 예를 들어, Warren, Hazelwood, & Reboussin(1991)은 연쇄 강간범들의 대부분이 일련의 범행에 걸쳐 많은 행동에 있어 주목할 만한 변화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했다. Bennell & Canter 또한 연쇄 주거침입 범죄자들이 범행 당시 저지르는 행동을 조사한 결과, 대상 주거지에 출입하는 방법에 있어 일관성이 나타난다고 보고했다. 역시 상습 주거침입 범죄자들의 행동을 탐구한 Yokota & Canter 또한, 침입 절도의 4가지 유형(주거지, 공공시설, 산업시설, 상업시설)에 있어 상당수의 범죄자들이 여러 범행에 걸쳐 내내 일관적으로 특정한 유형의 절도만을 저질렀다고 보고했다. 더불어 Salfati & Bateman은 23명의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진 69건의 연쇄 살인 사건을 조사한 뒤, 각각의 범죄자들이 연쇄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동안 일관적으로 같은 유형의 범죄 행동을 나타냈다고 보고했다.

2. 범죄자의 행동 변화
한편, 많은 연구들(Dale, Davies, & Wei, 1997; Hazelwood Reboussin, & Warren, 1989)은 범죄자들이 일련의 범행 동안에 상당히 변화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보고했다. 예를 들어, 연쇄 강간범들이 사용하는 대화 전략(위협, 칭찬, 사과 등)을 탐구한 결과, 일련의 범행 동안 강간범들은 상황에 따라, 또 피해자의 반응에 따라 능동적으로 언어 전략을 선택하고 바꾸는 등 행동이 상당히 변화한다는 것이 드러났다. 게다가, 연쇄 강간범들이 나타내는 성적 행동들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한다. 이전에 고창 살인 사건에서도, 채 두 달이 되지 않는 범행 간격 동안 범죄자의 여러 범행 수법에 있어서의 극적인 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