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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

심리학 이외의 범죄 관련 이론

by 달빛러블리 2024. 3. 15.

심리학적 이론 외에도 범죄에 대한 다양한 과학적인 이론들이 존재하는데 여기에서는 그중에서도 생물학적 이론과 사회학적 이론에 대해서 살펴보기로 한다.


1. 생물학적 이론
생물학적 이론은 범죄의 원인을 범죄자의 신체적 특징이나 뇌와 호르몬의 기능, 생화학적 조건, 유전의 영향 등 생물학적 속성에서 찾으려고 시도해 왔다. 이러한 생물학적 이론 가운데 신체적 특성을 범죄 성향과 연결시키는 이론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은 Lombroso의 이론이다. Lombroso는 범죄자의 두개골 등 신체적 특성이 원시 시대의 야만인과 비슷하다고 주장하는 등 범죄자는 태생적인 결함 때문에 진화적으로 비범죄자보다 덜 발달된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Lombroso에 따르면, 범죄자는 태어날 때부터 결정되며("born criminals") 이들은 범죄자로 남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 이러한 관점은 19세기 말에는 폭넓게 인정받았으나, 20세기 초 실증적 증거의 부족으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예를 들어 Goring은 범죄자와 비범죄자 집단 사이의 Lombroso가 주장하는 어떠한 해부학적 차이점도 찾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Lombroso 이외에도 Sheldon은 독일의 정신과 의사 Kretschmer의 체질 이론에 영향을 받아, 인간의 체형을 내배엽형, 외배엽형, 중배엽형으로 분류하고 이를 범죄성과 연관 지었다. Sheldon에 따르면 사람의 신체적 유형에 따라 성격에 차이가 존재하는데, 예를 들어 내배엽형의 경우는 뚱뚱하고 행동이 느린 반면, 중배엽형은 근육이 잘 발달되어 활기차고 공격적이기 때문에 폭력적인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비교적 높다. 즉, Sheldon은 일탈적 청소년들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들보다 신체적으로 더 잘 발달되었기 때문에 쉽게 알아볼 수 있으며, 이러한 신체적 특성의 개인차가 범죄성과 관련이 있으며 이는 환경보다는 유전의 결과라고 믿었다. 20세기 중반에 Bachet은 Lombroso가 외적으로 드러나는 해부학적 특징들에만 지나치게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고 주장하고, 범죄자와 비범죄자 사이의 진정한 차이점은 내적인 뇌 기능의 측정을 통해 발견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Bachet은 수감자와 비수감자들의 뇌파(electroencephalogram: EEG)에 있어서의 차이점을 연구했고, 비범죄자들에서보다 범죄자들에게서 비정상적 뇌 기능이 더 현저하게 나타나며 이것이 범죄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이러한 신체적 특징이나 뇌 기능 외에 범죄의 원인을 유전적 영향에서 찾으려는 시도들은 일반적으로 쌍생아나 입양아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 등을 통해 선대의 범죄성이 후손에게로 이어지는지를 탐구한다. 예를 들어 아버지의 범죄성이 아들에게서도 그대로 나타나는지를 살펴본 결과, 범죄자인 아버지를 둔 아들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반사회적 행위를 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결과가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범죄 행동에 어느 정도의 유전적 영향력이 확인된다고 하더라도, 여기에서 환경의 영향력을 완전히 분리시켜 생각하기는 힘들다. 즉, 범죄자인 아버지를 둔 아이들과 그렇지 않은 아이들 사이의 환경적 차이(경제적 수준, 양육 방식 등)가 범죄성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범죄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을 환경과 분리시켜 검증하기 위해서 일란성 쌍생아와 이란성 쌍생아의 비교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즉, 일란성 쌍생아는 유전과 환경 모두를 공유하는 반면 이란성 쌍생아는 환경만 공유하므로, 이들을 비교하여 범죄에 미치는 유전과 환경의 영향력을 분리시켜 검증하는 것이다. 이러한 비교 연구들은 대부분 이란성 쌍생아들보다 일란성 쌍생아들이 반사회적 행동을 유사하게 보인다는 결과를 보고함으로써 범죄에 미치는 유전적 영향력을 지지한다. 또한, 입양아 연구를 통해 생부나 양부의 범죄성과 아이의 범죄성 간의 관계를 조사한 결과, 생부의 범죄성이 아이의 범죄성과 유의미한 연관성이 있다는 결과 또한 보고된 바 있어, 환경적 영향력과는 별개로 유전적 특성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력에 대한 근거가 되고 있다.
이 외에도 간질, 뇌 손상, 종양과 같은 신경학적 손상은 범죄 행동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보다는 범죄성의 통제를 약화시켜 반사회적 행동의 간접적 원인이 될 수 있는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대부분의 경우에 심리사회적 요인의 작용 없이 신경학적 장애 자체만으로는 범죄 행동이 거의 야기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

예를 들어 텍사스 대학에서 총을 난사하여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을 저질렀던 Charles Whitman은 부검 결과 악성 뇌 종양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종양이 대량 살인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기보다는. Whitman의 폭행 전력과 무기에 대한 집착, 해병대 저격수로서의 사격 기술, 우울증 전력, 적대감의 간헐적인 분출, 장기간 지속되었던 대량 살인에 대한 환상 등 많은 심리사회적 원인의 영향력 또한 간과할 수 없다.


2. 사회학적 이론
범죄의 사회학적 이론은 행동의 원인을 개인의 내적 특성에서 찾는 심리학적 이론과는 달리, 해체된 가정이나 가난, 계층적 갈등과 같은 사회적 요소들에서 범죄의 원인을 찾는다. 즉, 사회학적 범죄학은 연령이나 사회적 계층 지역적. 문화적 특성과 같은 다양한 사회인구학적 변수와 사회화의 과정이 범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중점적으로 연구해 왔다.
사회구조이론은 범죄 행동이 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계층이나 빈곤 등 사회적 환경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았다. 이 중에서도 사회해체이론에 따르면 범죄는 급격한 산업화의 진행으로 실업률이 높아지고 학교나 가정이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해체된 지역의 사회 환경에 의해 그 발생률이 결정된다. 이러한 하류층의 구성원들이 급격한 사회 변동 상황에서 규범이나 가치에 대한 신념이 흔들릴 때, 이를 무규범 후은 아노미 상태라 지칭한다. 아노미 이론은 범죄가 이러한 사회구조적 환경 때문에 사람들의 가치 체계나 도덕 원칙이 와해되어 나타난 결과물이라고 보았다.
사회학적 범죄 이론들 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Sutherland가 주장한 차별적 접촉 이론으로, 이에 따르면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 등 자신과 친밀한 타인과의 상호작용에 의해서 범죄 행동을 학습한다. 이들은 범행을 저지르는 수법뿐 아니라 범죄 행위를 정당화시키는 합리화나 책임 부정 등의 중화 기술에 대해서도 배워, 범죄를 저질러도 죄책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한편 Hirschi는 사람이 왜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가에 주목하여, 가족이나 이웃 등 사회와 맺고 있는 다양한 유대 관계가 개인이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다고 보았다. 다시 말해서, 범죄는 이러한 사회적 유대 관계가 없거나 약하여 범죄 행위에
대한 억제력이 약화된 사람들이 저지르는 것이다. 보다 구체적으로, 가족이나 친구 등 주변 사람들에 대한 강한 애착을 느끼고, 학교생활에 잘 적응하고 종교 관련 활동을 하는 등 관습적 활동에 참여하며, 사회가 중요하게 강조하는 가치나 도덕적 신념을 공유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범죄를 저지를 가능성이 낮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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