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Mad Bomber 사건에 대한 Brussel의 프로파일 이후, 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은 더욱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러한 종류의 프로파일은 프로파일러의 개인적 경험이나 직관에 상당 부분 의존한다. 즉, 프로파일러가 이전에 범죄자들과 대면했던 자신의 경험을 통해, 범행 현장에서의 범죄자 행동을 분석함으로써 범죄자에 대한 결론을 도출해 내는 것이다. Bond나 Brussel 이후의 많은 범죄자 프로파일러들 또한 범죄자의 특징을 판단하는 데 있어 그들의 개인적 경험에 의존하여 왔다. 실제로 응용적 수사 기법으로서 현대의 프로파일링 기법을 고안해 낸 FBI에서도 전문가의 실무 경험에 근거한 이러한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행동적 프로파일을 추론하는 절차가 경찰 수사에 정확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명확하고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1960년대와 70년대 미국 내 연쇄 살인의 증가와 맞물려, 1970년대 이후 FBI에서는 버지니아 콴티코에 위치한 FBI 아카데미에 프로파일링 관련 부서인 행동과학부(Behavioral Science Unit)를 설치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 이후 강력 범죄 분석 센터(NCAVC; National Center for the Analysis of Violent Crime)의 연구 및 교육 기관으로, 이들은 프로파일링 절차를 조직화하고 수년 동안의 수사 경험을 응축하여 미래의 요원들과 프로파일러 양산을 위해 교육 과정을 구축함으로써 프로파일링 훈련을 실시해 왔다. 또한 FBI는 1985년에 전국에 걸쳐 미해결 살인 사건과 실종자들에 대한 정보가 있는 데이터베이스인 강력 범죄자 검거 프로그램(Violent Criminal Apprehension Program; VICAP)을 실시했다. VICAP 데이터베이스의 정보 처리 센터와 더불어, FBI는 범죄 현장에 남겨진 범인의 행동양식, 부검 보고서, 그리고 경찰 수사 기록에 기반을 두고 미제 사건의 프로파일을 모으기 시작했다. 이러한 프로파일은 전형적으로 범인의 나이, 배우자 관계, 직업, 범죄 기록, 피해자와의 관계, 그리고 앞으로의 범죄 가능성들을 추론한다. 한편, 영국에서는 University of Liverpool의 범죄수사 심리학 센터(Centre for Investigative Psychology)를 중심으로 프로파일링과 관련된 심리학적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어 왔다. 이들이 밝히는 범죄자 프로파일링의 과정은 'A-C 등식'이라고 불리는 것으로서, 범죄자가 범죄 현장에서 보인 행동(Actions)을 범죄자의 사회심리학적 배경 정보(Characteristics)에 연결시키는 과정을 일컫는다. 이들은 최소 공간 분석(Smallest Space Analysis;SSA)을 비롯한 다차원적 측정 방법(Multi-Dimensional Scaling procedures;MDS)을 통해 살인, 성범죄, 방화, 사기, 강도, 스토킹 등 다양한 범죄를 방대한 데이터 중심으로 연구하여 왔다.
University of Liverpool
국내 범죄 수사에 범죄자 프로파일링 기법이 도입된 역사는 그리 길지 않은데, 2000년 2월 서울지방경찰청에 범죄분석실이 생기게 되면서 프로파일링 전담 수사관이 활동하기 시작하였고, 2004년에는 경찰청에 현장감식요원, 법최면 수사관, 거짓말탐지기 검사관, 범죄 심리 관련 자격증 소지자 등으로 구성된 '범죄분석팀(Violent Crime Analysis Team)'이 출범하였다. 2005년부터는 '범죄분석요원'이라는 명칭으로 주로 심리학이나 사회학 석사 학위 소지자인 약 3~40명 정도의 프로파일러들이 채용되어 각 지방 경찰청에 배치되었다. 이들의 주요 업무는 범인 유형 및 동기 분석 등을 통해 수사 방향 설정을 지원하고, 수사 관련 여타 부서와 협력하여 범인 검거를 지원하며, 피의자 신문기법 제시 및 용의자 면담과 심리 검사 실시 등을 포함한다. 2012년 1월에는 경찰청 과학수사센터 내에 범죄행동과학계 소속 행동분석팀이 운영되어, 범죄 행동 분석 및 지리적 프로파일링 등을 지원하는 등 프로파일링의 보다 전문적이고 다각적인 활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범죄자 프로파일링은 범죄 수사 과정에서 범죄자와 관련된 모든 정보에 대한 분석을 제공하여 수사 방향과 구체적 전략을 제시하여 수사망을 좁혀 나가는 데 일조하고,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추론된 범죄자의 성격이나 행동에 대한 심층적 이해를 통해 용의자가 체포된 이후 효과적인 신문전략과 면담 기법을 제시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프로파일링은 연쇄 살인이나 성범죄와 같은 사건뿐만 아니라, 방화, 강도, 절도, 스토킹, 인질 협상 같은 범죄나 협박 편지를 쓴 사람을 알아내는 데에도 사용된다.
이와 더불어, 범죄자 프로파일링은 동일한 범죄자에 의해서 저질러진 연쇄 사건의 유사성을 분석하는 연계 분석(linkage analysis)이나, 범행 현장의 위치나 특성을 바탕으로 범죄자의 거주지를 추정하는 지리학적 프로파일링 등 그 영역을 점차 다각도로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프로파일링 과정에서 나타난 범행 수법의 유사성 분석 결과는 일련의 범죄를 한 범죄자에게 연결시키는 행동적 연계 분석의 중요한 기초가 되어 미제 사건의 해결에 기여할 수 있다.
연계 분석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자세히 다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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